흔히하는개소리

20170317

2017.03.17 15:01 - kwon recyde

일본의 어느 한 패션잡지에서 본 스트릿 스냅에서 백발의 여성 두 분을 본 적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톤으로 통일한 채 같은 듯 다른 스타일링을 보여준 그 두 명은 아마도 오랜 친구일 것이라 예상됐다. 꼼데가르송의 제품들로 차려입은 그 두 명은 모던하면서 아방가르드한 분위기 코디네이션을 연출하여 마치 오랫동안 꼼데가르송을 즐겨 입은 듯한,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복장이었다.


사실 나는 꼼데가르송을 좋아하진 않는다. (라는 말이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꼼데보단 요지 쪽에 취향이 맞는다고 하고 싶다. 어쨌든 위에 저 일화를 언급한 것은, 1969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전개가 되는 레이 가와쿠보의 꼼데가르송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무드로 전혀 이질감 없이 그 브랜드의 색감. 아이덴티티를 간직한 채 몇십 년이고 브랜드를 전개해왔다. 그것은 꼼데의 아카이브만 봐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위에 말한 백발의 두 여인도, 아마 젊은 시절부터 꼼데를 입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입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하며, 브랜드(디자이너)와 함께 늙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멋진 일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내게 있어 저 두 여인의 꼼데가르송 같은 존재는 더솔로이스트이다.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것은 무론 멋진 디자인도 중요하겠지만, 나는 그 브랜드에 담겨 있는 디자이너의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 브랜드의 옷을 잘 이해하고 입을 수 있다. 디자이너가 의도한 그대로-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나는 타카히로 미야시타의 팬이 되고 난 뒤, 양말을 뒤집어 신는다. 양말 안쪽에 봉제 마감 부분의 튀어나온 부분이 불편하여 뒤집어서 매끈한 부분으로 감싸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봉제 마감 부분은 바깥쪽으로 나오고 한층 편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작은 발상은 타카히로 미야시타의 더솔로이스트 브랜드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봉재를 바깥으로 노출하고 피부와 맞닿는 부분을 매끈하게 만들었다. 이런 작은 디테일 같은 디자이너의 철학에 마음이 동하여, 그의 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백발의 노인이 될 때, 지금처럼 더솔로이스트의 옷을 입고, 그 브랜드와 함께 늙어가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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